전 백악관 대변인 스파이서, 에미상 시상식 깜짝 등장  

2017. 9. 21. 14:31영화와 TV

션 스파이서 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열린 ‘TV의 아카데미’ 에미상 시상식에 깜짝 등장했다. 대변인 시절 스파이서를 패러디한 연기로 희극 여배우 멜리사 매카시가 에미상을 타게 되자, 그는 며칠 전 “우리는 같이 상을 타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 중 사회를 맡은 희극배우 스티븐 콜베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에미상 시상식을 보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탄식하면서 “숀, 당신은 알아요?”라고 하자 갑자기 무대 뒤에서 스파이서가 걸어 나왔다. 


션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이 17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69회 에미상 시상식에 깜짝 등장해 웃고 있다. 로스앤젤레스_AP

객석은 일제히 흥분했다. 배우들은 깜짝 놀라 멍하니 입을 벌리거나 폭소를 터뜨렸다. 그를 흉내 낸 연기로 에미상 최우수 희극배우상을 탄 희극여배우 멜리사 매카시가 맞은편 객석에 앉아 있었다. 카메라는 일제히 매카시로 향했다. 매카시는 놀란 표정으로 미소 짓는 모습을 보였다. 


스파이서는 연단에 서서 “이번 에미상 시상식은 역대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종의 ‘자학 패러디’다. 스파이서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자를 두고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때보다 적었다는 언론 보도를 비판하면서 “역대 가장 많았다”고 주장했다가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혔다. 스파이서는 이 말 한마디를 뒤로 하고 무대 뒤로 퇴장했다. 

 

스파이서는 지난 13일 ABC방송의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7월 말 백악관을 떠난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임식 당시 백악관의 많은 다른 이들은 다른 이슈에 초점을 맞추길 원했지만 트럼프가 참석자 얘기를 확실히 하기를 원했다”고 털어놨다. 

 

스파이서는 대변인 재임 시절 언론에 위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모습을 패러디한 매카시의 연기에 대해서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변인 재임 당시에는 매카시 연기를 놓고 “멍청하고 악의적”이라고 화를 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스파이서의 최근 행보를 두고 “스파이서가 이미지를 회복하려고 애쓴다”는 평들이 올라왔다. 트럼프 백악관 초대 대변인을 지낸 스파이서는 지난 7월 말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함께 경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