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가뭄에 바티칸 분수 잠근 프란치스코 교황
2017.7.25
교황청이 바티칸 시내 분수 100개의 수도를 잠갔다. 가뭄으로 신음하는 이탈리아와 연대하겠다는 메시지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부터 바티칸의 모든 분수를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버크는 로이터에 “이것은 로마와 연대하는 바티칸의 방식”이라면서 “로마가 지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바티칸 분수 100개는 며칠내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된다. 17세기 조각가 카를로 마데르노와 지안 로렌초 베르니니가 각각 세운 성베드로 광장의 유서 깊은 분수 2개도 가동 중단으로 말라붙었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의 말라붙은 분수. 교황청은 이탈리아 가뭄 위기에 연대하기 위해 24일(현지시간) 시내 모든 분수를 가동 중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티칸_A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최근 기록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 현지 기상 방송 보도에 따르면 로마의 7월 강수량은 지난해보다 72%나 떨어졌다. 6월 강수량은 74% 적다. 3~5월 석달 동안 내린 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버크 대변인은 “분수 가동 중단 결정은 생태계에 대한 교황의 평소 생각과 같다”면서 “낭비를 없애고 때로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지적하고 환경보호를 강조해왔다. 2015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 긴급 대응을 촉구하는 회칙을 발표했다. 기후문제를 다룬 회칙 발표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은 이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의 말라붙은 분수. 교황청은 이탈리아 가뭄 위기에 연대하기 위해 24일(현지시간) 시내 모든 분수를 가동 중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티칸|AP연합뉴스

지난 4월 당시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의 분수. 가득찬 물 위로 오리가 헤엄치고 있다. 교황청의 분수 가동 중단 결정으로 당분간 볼 수 없게 된 풍경이다. 바티칸|A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최근 몇 달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로마 북서쪽 35km 거리인 브라치아노호수가 말라붙어 바닥을 드러냈다. 로마|AP연합뉴스
심진용 기자